200일이 지나도록 아기 머리카락을 자른적 없지만 여전히 머리숱이 별로없다.


우리 아기는 태어날 때부터 머리카락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늘 걱정했다.
혹시 탈모는 아닌가 하고
심지어 머리 중간쯤에 선도 있다.
그자리에 머리카락이 안나서 그렇다.

걱정은 100일이 지나도 계속 됐고
200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된다.
일단 머리를 움켜쥐어 보려고 해도
잡히지 않고 머리 길이가 대체로 짧다.

다른 아기들은 지금쯤 머리가 부분으로 길게 나서
무슨 이상한 가발 쓴 마냥 한쪽 부분이 엄청나게
자란다고 하는데 우리 아기는 전체적으로 깔끔한
헤어컷을 한 마냥 항상 머리카락이 정리되어 있다.

참고로 150일쯤 바깥나들이를 했었는데
어떤 아기 엄마가 우리 아기 머리를 어디서
다듬었냐고 물어봤다.
지금까지 한 번도 자른 적이 없는데 물어봐서
그냥 거짓말했다.
집에서 다듬었다고 거짓말했다.
솔직히 조금 기분이 상했다.
아니 많이 상했다.

우리가 봐도 머리가 자라긴 자라는데 이건 뭐
자라는 건지 마는 건지 할 정도로 너무 느렸기에
기분이 안 좋았다.
우리 아기는 일단 전체적으로 머리숱도
별로 없었고 머리카락도 엄청 얇았다.

항상 의문이었던 건 남편과 나는
검은 머리에 모발도 굵고 숱도 엄청 많았다.
근데 우리 아기는 정반대였다.
막 태어났을 때는 그냥 아기가 머리숱이 별로 없네
싶었는데 입원하고 조리원 생활을 하면서
모유 수유를 하러 갈 때마다 다른 아기들도 보게
되니 우리 아기가 눈에 띄게 머리숱이 별로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기들의 머리숱은 참 다양했다.
엄청 빽빽하게 있는 아기부터 시작해서
우리 아기처럼 있는 듯 마는듯한 가난 머리숱까지
다양했다.

우리 아기는 태어났을 무렵 눈썹 색이 거의 없었다.
숱도 별로 없었고 남편과 나는 둘 다 진한 각진
눈썹을 가지고 있다.
눈썹을 다듬거나 숱을 쳤으면 쳤지
그릴 일은 없었다.
그런데 우리 아기는 신기하게도
색도 숱도 둘 다 못 물려 받은 듯하다.

혹은 크면서 점점 색이 진해지려나
기대도 해보았다.
200일에 지난 지금은 연한 갈색으로
눈썹이 보인다.
그래도 눈썹 모양만 보이다가
진짜 눈썹처럼 나서 희망은 보이는듯하다.

담당 의사 선생님 말로는 아기 머리카락은
아기마다 다 다르다며 적어도 돌까지는
기다려봐야 안다고 하신다.

아직 6개월 정도 더 남았으니
희망을 걸어보려고 한다.

생각해보니 나는 어렸을 때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머리를 빡빡 여러 번 밀었다.
엄마말로는 내가 머리숱이 별로 없어서
그랬다고 한다.
하지만 내 기억상 나는 항상 머리숱이 너무 많았고
미용실 가면 5천 원 내면 자를 거 만 원을 받을
정도였고 20분이면 자를 머리를 1시간이 다
되도록 잘랐던 기억이 수두룩하다.

조리원 생활 중에 모유 수유를 하러 갈 때
간호사한테 머리를 밀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하니 간호사분이 말씀하시기를
자기는 아기를 낳고 머리숱이 많았으면 해서
한번 밀었는데 후회한다고 하신다.

굳이 아기가 스트레스받으면서 머리 밀게 하지
말고 그냥 돌까지 기다려보기를 바란다고 하신다. 그래서 그냥 그렇게 하기로 했다.
사실 자를 머리도 없기에 그러기로 했다.

결론: 우리 아기는 머리숱도 적고 머리도
빨리 안 자라지만 돌까지 기다려 보는 걸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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