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낚시줄에 재미를 들렸는지 마구 휘두르신다.


우리 아기는 4개월쯤부터 줄에 대한
애착인지 집착을 했다.
그 애착과 집착은 지금까지도 이어졌다.
(참고로 우리 아기는 7개월이다.)

처음에는 엄마·아빠 후드티에 있는
모자 줄에서부터 시작하더니
어느새 휴대폰 충전기 줄을 섬렵하더니
요즘은 고양이 낚싯줄 장난감에 꽂혀있다.

아까까지는 엄마 머리끈을 손에 꽉 잡더니
맛깔나게 입으로 뜯으신 후
침 범벅을 만들어 놓으신 후
자기 잠자리에 나름 숨겨 놓으시고는
지금은 한 손에는 엄마 수유패드를
한 손에는 거의 다 쓴 물티슈를 통째로
손에 넣고 휘두르신다.

나는 아기한테 이유식을 먹일 때
꼭 아기용 숟가락이나 물티슈를 손에 쥐여준다.
그러면 이유식을 먹일 때 엄청 수월하다.
문제는 얼굴과 몸에 이유식 범벅이 되는
큰 단점이 있지만 말이다.

주로 우리 아기를 리모컨과 휴대폰 충전기 줄에
가장 강한 집착을 보였다.
우리 집은 소파 밑 왼쪽 맨 끝에는 콘센트 선들과
충전기 줄들이 가득 있는데 우리 아기는 정확히
그 위치로 기어가서 항상 충전기 줄 한 개를
팔에 휘감고 손으로 주물럭거리다가 입으로
넣으려고 한다.

항상 나는 지켜보다가 입에 넣으려는 순간
바로 줄을 빼앗아 버린다.
다행히도 우리 아기는 자기 손에 가지고 있은 걸
엄마한테 빼앗겨도 아무렇지 않아 한다.
아마 자기 눈앞에 다른 여러 충전기 줄들이
보이니까 상관없는 거 같기도 하고 평소에
가지고 있는 것들을 손에서 가져가도 딱히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웃으면 웃었지 가져가 버린다고 운다거나
떼쓰진 않는다.

또 우리 집에는 TV 리모컨 2개 에어컨 리모컨은 1개
이렇게 있는데 우리 아기는 모든 리모컨을
자기 손에 꼭 지어서 휘둘러보고 자기 머리에도
부딪혀보고 입으로도 꼭 가져가려고 한다.

심지어 저번에는 삼각기둥 모양의 리모컨을
열심히 휘도시다가 눈 밑에 멍이 들어버렸다.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라 막을 새도 없었다.
갑자기 리모컨을 잘만 가지고 놀던 이가
울어버려서 나는 너무 당황했다.

아기를 안아서 달래려고 하니 남편은 아기가
버릇 든다고 안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아기 눈 밑에 멍이 든 걸 보고
남편은 당황해하며 아기한테 사과했다.

우리는 여름이기도 하고 남편과 나 그리고 아기와
다 함께 자기 위해 거실에서 잔다.
아침에 자다가 일어나 보면 항상 아기는
소파 밑에 머리를 파묻고 전깃줄을 열심히
고르고 있거나 리모컨을 열심히 만지고 있다.

가끔 남편과 TV 시청을 하고 있으면
소리가 커지거나 채널이 바뀌어버릴 때도 있다.
그럴 때면 항상 범인은 우리 아기다.
TV에 집착 안 하고 리모컨에만 집착하는 게
다행인 걸까? 사실 잘 모르겠다.
저번에는 에어컨을 끄기까지 했다.
집에 장난감이 다양하지 않아서 그런가
우리 아기는 엄마·아빠가 쓰는 도구들이
더 신기한 건지 항상 호기심이 넘치는 아기이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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