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가 터진 지도 벌써 3일째..
우리 아기는 생후 172일(24주 4일/ 5개월)이다.
즉 산후 169일째 되는 날 생리가 터졌다..




산후 생리 신호는?

생리 시작하기 3일 전부터 야간의 생리통이 왔었다.
아랫배가 살짝 아픈 게 딱 느껴봐도 이건
생리통인데 이상하다.
이런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애써 무시했다.
생리를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리는 무시한다고 사라지지 않았다.
남편은 혹시 임신한 거 아니냐며 혼자
호들갑을 떨었다.

나도 걱정돼서 다음 날 아침 임신 테스트기를 사용해 봤지만,
역시나 아니었다.
둘 다 안도에 한숨을 쉬었다.
산후에 생리를 안 한다고 해서
배란을 안 한다는 건 아니니
피임을 해도 안 해도 걱정되는 건 똑같은 거 같다.
생리를 하고 나니 배는 아프지만,
마음은 안심이 됐다.





산후 생리 생리통은?

생리통이 줄었다.
그렇다고 해서 생리통이 아예 없어진 건 아니다.
말 그대로 전보다는 줄었다.
전에는 생리 둘째 날이 되면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잘 앉아있지도 못해서
누워있는 거 조차 아프고 불편했는데
멀쩡하게 서고 앉고 눞고 다 할 수 생겼다.

대신 아기를 업는다고 팔과 허리는 쉴 틈이 없다.
생리를 한다고 해서 육아는 멈출 수 없다.
하지만 남편의 배려 덕분에
생리 핑계로 좀 더 쉴 수는 있다.




산후 생리양은?

똑같다.




산후 생리색은?

엄청 붉은색이다.
생피가 많이나오는거 같다.





산후 모유 수유 생리는?

나는 모유 수유를 지금까지 하고 있다.
양이 애초에 많지도 않았을뿐더러
양이 조금 더 줄었다.
덕분에 혼합을 하고 있다.
아마도 모유 수유를 하고 있어서 생리를 좀 늦게
시작한 게 아닐까? 싶다.
아닐 수도 있지만 말이다.
요즘 수유량이 조금 줄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는데 그것 때문에 생리를 시작한 걸 수도
있다고 개인적인 추측을 해본다.




산후 생리 시작 기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사람마다 다른게 사실이다.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도 생리는 2달 뒤에 할 수도
반년 뒤에 할 수도 혹은 1년 넘게
안 할 수도 있다고 하셨다.
그 대신 배란은 계속하고 있으니
피임 방법을 빨리 찾으라고 하셨다.

보통 생리를 하지 않니 배란을 안 한다고 생각하고
다음연도 안된 체 다시 초음파 검사를 하러 오는
산모님들이 많아 안타까우시다고 한다.
연년생 자매 혹은 형제도 좋지만
엄마 몸이 건강해야 아기들도 잘 클 수 있다며
산후 1년 반 정도는 임신을 안 하는 게
여자 몸에 좋다고 하신다.1





생리하면서 육아는?

생리하면서 육아 3일째인
오늘 아직 큰 불편함은 없다.
99%는 남편의 육아휴직 덕분에
쉬면서 아기를 돌보기 때문이다.
그 외 아니신 엄마들은 정말로 화이팅이다..

육아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같이하는 거다.
혹시라도 남편이 나는 돈 벌어오잖아
직장 다녀왔잖아 내일 출근해야 되라고 하면
주말에 아기를 맞기고 그냥 집을 나가서
자유 부인이 되는 건 어떨까?
엄마도 휴식이 필요하다.
아빠만 필요한게 아니다.


우리 아기는 처음에 천 기저귀를 사용했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무모한 시도였다.
임산부 시절 정말 아기에 대해서 1도 모를 때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우리 아기를 위해 뭔들
못하리라는 마음으로 천 기저귀를 엄청나게
샀었다. 딱 한 달 정도 사용하고 잘 빨아서 버렸다..
전부 다.. ㅎㅎ

참고로 천 기저귀를 해도
기저귀 발진은 똑같이 생겼다.

천 기저귀는 나에게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물론 남편한테도... 우리 집은 세탁기가 없다.
모든 빨래는 빨래방에서 사용한다.
남편은 열심히 아기 빨래와 기저귀들을 거의
매일매일 빨래방에서 돌려왔다….
뒤돌아서 생각해보니 참 미련한 짓이었다..
남편 고마워서 정말 고생 많았어요.
천 기저귀를 사용하던 중 남편이 홈플러스에서 패드형 기저귀를 사 왔었다. 홈플러스 상표가 된 기저귀였던 걸로 기억한다. 장당 100원꼴이었던 거 같다. 그때 일회용 기저귀는 정말 좋은 거였다.. 비록 천 기저귀 안에 갈아 끼우는 천 대신 사용하는 용도여서 여전히 천 기저귀는 사용 중이었지만 이 편한 걸 난 왜 돌고 돌아 고생길에 사용했는지... 그러다가 한 달이 넘을 때쯤 천 기저귀는 포기하고 일회용 기저귀를 사용하기로 했다. 일회용 기저귀를 사용해보니
다행히도 아기의 기저귀 발진은 가끔가다 한 번씩 나는 정도였다. 그마저도 비판텐 연고를 발려놓으면 반나절이면 싹 났다.

처음에는 샘플로 여러 브랜드의 기저귀도
사용해보고 하트 박스에서 받은 기저귀들도
사용해봤다. 그 결과 젤 싼 걸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가격이 비쌀수록 좋지만 어차피 결국
일회용.. 그리고 다행히도 우리 아기는
남자애라 여자애만큼 크게 신경 안
써도 되겠다 싶었다.

인터넷으로 열심히 찾아본 결과
토디앙 기저귀가 젤 저렴한 것 같았다.
물론 비싼 브랜드가 질도 더 좋고 쨍쨍하지만,
기저귀는 자주 갈수록 좋다는 생각에
비싼 거 1장 쓸 때 싼 거 2장 쓰는 게
좋을 거 같다고 생각한다.

다행히도 토디앙 기저귀는 우리 아기한테
딱 맞았다. 싸다고 나쁜 것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기저귓값이 아깝지 않았다.
타사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말이다.

천 기저귀는 나에게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물론 남편함테도... 우리 집은 세탁기가 없다. 모든 빨래는 빨래방에서 사용한다. 남편은 열심히 아기 빨래와 기저귀들을 거의 매일매일 빨래방에서 돌려왔다…. 뒤돌아서 생각해보니 참 미련한 짓이었다.. 남편 고마워서 정말 고생 많았어요.

M사이시절 우리아기 지금은 L사용중이다.

 


토디앙 기저귀 장점: 가격이 싸다, 흡수력이 좋다.

토디앙 기저귀 단점: 기저귀 밖 부분의 방수력은 약한편이라 기끔 옷에 오줌이 스며든다.
(기저귀를 자주 갈아주면 해결될 문제이다.)



임산부인데 울어도 괜찮을까요?

임신 내내 나는 내 인생에서 제일 많이 울었다.
매일매일 운 적도 있고 남편이랑 싸우다가 운 적도
있고 새벽에 자다가 운 적도 있고 심지어 자다가
일어났는데 눈물을 흘리고 있었던 적도 있다.

호르몬 때문일 수도 있고
그때가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여서
그런 걸 수도 있었다.
정확한 원인은 나도 잘 모르겠다.
타블로그나 다른 카페 글 말로는 호르몬 때문인 거
같다고 다를 그러는데 꼭 호르몬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누구든 살면서 제일 행복해야 할 순간에
힘든 일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 부부는 신혼을 즐길 새도 없이
우리 아기가 나한테 찾아왔다.
계획적인 임신이었지만 임신이 이렇게
빨리 쉽게 될 줄 몰랐기 때문이다.
(적어도 3개월이나 길면 반년 이상을
생각하고 있었기에)
아직 젊고 건강해서인지 아니면
첫 임신이라서 그런지 임신은 너무나 쉽고 빨랐다.
심지어 바보 같게도 5주가 되도록
임신 사실을 몰랐다.

임신한걸 알게 되 계기도 라면 먹다가
입덧을 했을 때였다.
그다음 날인 주말에 산부인과에 가서
우리 아기를 처음 본 날은 잊을 수 없었다.

내가 울 때마다 남편은 외우냐고 물었고 화도 냈다.
내가 운다고 해서 단 한 번도 위로해준 적이 없다.
그래서 더더욱 울고 싶지 않았지만
난 호르몬에 졌다..
호르몬이 아닐 수도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임신했을 때
우는 건 좋지 않다고도 하고 울 거면 차라리
속 시원하게 다우는 게 좋을 거라고도 하는데..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굳이 고르자면 끙끙 앓다가
스트레스만 더 키우는 거 보다는
푸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

배 속에 있는 아기도 안다.
엄마가 우는지 아닌지..
내가 울 때마다 배는 빠르게 딱딱해졌다..
울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눈물은 계속 났고
울고 싶지 않은데도 눈물은 멈출 수 없었다.
그때마다 우리 아기한테 너무너무 미안했다..

다행히도 5개월인(24주, 168일)
우리 아기는 울음보다 웃음이 많은 아기였다.
조금만 놀아줘도 기쁘게 깔깔거리며 웃고
뺨에다가 뽀뽀해줘도 웃고
심지어 엄마가 진짜 기침을 하는 데도 좋아라.
깔깔 끽끽 숨이 넘어가라 웃는다.
(그때 엄마 좀 섭섭했다. 아가)
남편은 우리 아기가 도둑이 잡아가도 좋아라.
웃을까봐 걱정할 정도이다.
다행히도 임신 기간 내가 울었던 건
아이에게 크게 영향을 준 건 아니었던 거 같다.


주위 사람들이 말하길 우리 아기가
엄청 순한 편이라고 한다.
물론 나와 남편은 동의하지 않는다..
육아란 그런 거 같다.
세상천사같이 착한아기도 힘든거 마찬가지다.
키우기 쉬운 아기란 없다.

내가 울 때 신경 쓰지 않던 남편
그땐 아주 섭섭했지만,
와이프를 위해서 망설임 없이 육아휴직도 쓰고
매일매일같이 육아 전쟁을 함께해줘서 늘 고맙다.
(육아 스킬이 나보다 더 고단수인 거 같다.)

 

만삭 최고조였을때 내 다리와 발...

 


임산부 다리붓기+발붓기

임신했을 때는 30분 정도만 의자에 앉아있어도
다리가 퉁퉁 붓더니 1시간 이상 앉아있으면
발가락까지 퉁퉁 부었었다.

주물러도 보고 마사지기기도 사용해봤으나
결국 다리는 다시 띵띵 부었다.
붓기가 어찌나 심하던지
만삭 때는 다리가 항상 부어 있었고
발가락과 발바닥까지 부어버려서
걸을 때마다 오리처럼 뒤뚱뒤뚱 걷고
다리에 쥐도 자주나고
심지어 내성 발톱이 심해져서 고름까지 생겼다.

거의 만삭일 때는 남편이
내 다리를 볼 때마다.
안쓰럽다는 듯 쳐다보았다.

임신은 정말 아름답지만은 않다..


 

만삭때 내 발붓기

 




임산부 손붓기

사실 다리만 그런 건 아니었다.
임신 중기 때 오랜만에 고등학교 때 친구가
우리 동네로 놀러 와서 카페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테이블에 앉자마자 친구는 내 손을 보더니
엄청나게 놀래면서 손이 왜 그러냐고 물었다.
(참고로 친구는 미혼이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내 손을 바라보면서
손이 왜? 라고 친구에게 되물었다.
친구는 경악하면서 병원 가봐야 하는 거 아니냐며
손이 엄청 부어있다고 그랬다.
나는 내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별일 아니라는 듯 친구에게 말했다.
그냥 붓기 같은데 신경 쓰지 마~
친구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계속 내 손 걱정을 했다.

그날 밤 남편이 퇴근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물어봤다.
내 손이 심하게 부은 것 처럼보이냐고..
남편은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하긴 매일매일 같이 있는데 조금씩 불어가는
내 몸에 비해 손은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거 같기도 했다.
그날 친구는 카톡으로 손 마사지라도
받아보라며 권유했다.
다리 마사지도 통하지 않던
나였기에 산후에 받기로 했다.

그날 이후 결혼반지는 끼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날 밤 임산부 손가락 붓기라고
유튜브에 검색했다가
출산하시는 산모님이 손가락 붓기 때문에
반지를 절단한 영상을 봤기 때문이다..
거의 결혼반지는 잘 빼지 않고 끼는 습관을
들였기에 나중에 빼야 한다는 변명은
나한테 통하지 않았다.





임산부 손가락 통증

만삭이 될 때쯤 나는 새벽마다 화장실 가는 게
너무 싫었다.
임신하면 자궁이 방광을 눌러서 조금만 물을
마셔도 바로 화장실이 가고 싶고
1시간 마다 가고 싶고 특히 새벽에는
참고 참아도 적어도 2번 이상은 가야 했다..
귀찮았지만 그나마 만삭 때까지는 괜찮았다.

그 후가 문제였다.
왜냐하면 손가락 마디마디가 아팠기 때문이다.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고 나서 휴지를 때서
밑 정리를 하고 변기를 내리기까지
손가락과 손 마디마디가 너무 고통스러웠다.
그냥 누가 내 손을 매일매일 바늘로 찌르는
느낌이었다.
그냥 손에 힘 자체를 줄 수가 없었다.
(과장이 아니라 정말 손을 주먹으로
질 수도 그렇다고 확 펼 수도 없었다.)
그래서 휴지 땔 때는 손목으로 끊고
변기 내릴 때는 이 악물고 내리거나
다음날 남편한테 내려달라고 했다..

인간적으로 다리 붓고 손 붓는 거 까진 참을 만했다.
근데 손마디 마디가 아픈 건 정말 힘들었다.
웬만한 병도 못 따고 캔도 못 따고
조금만 힘주는 건 다 못했다.
무거운 것을 못 드는 건 당연했다.
덕분에 요리 시간도 평소보다
1.5배는 더 들고
장도 혼자서 못 봐서 비싸도 이마트나
홈플러스에서 앱으로 구매했다..

손가락 통증은
새벽에 제일 최고조로 아프다가
아침에도 여전히 아프고
오후 4시쯤 되면 괜찮아진다.
그렇다고 병이나 캔을 딸 정도로
힘이 돌아오지는 않는다.
그냥 바늘에 찌르듯이 아픈 고통만
안 올 뿐 다음날 새벽에 다시 최고조로 아픈
사이클이 돌아온다..
손가락 고통은 만삭 내내 아프다가
출산 1주 전까지 계속 아팠다.

병원에서 담당 의사 선생님께
손가락 마디 마디가 아프다고 물어보니
웃으시면서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손에 무리가 가는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휴지 때는 것조차 내 손엔 무리가 되는데….

 

아빠품에서 얌전해지는 우리아기

 


남편은 내가 출산을 하고 조리원을 퇴소한 뒤
바로 육아휴직을 했다.
그날부터 지금 우리 아기가 5개월이 되는
오늘까지도 같이 아기를 키우면서 생활하고 있다.
아기 예방주사나 치과 진료 또는 빨래방을 가는
날이 아니면 거의 외출하지 않았다.
코로나여파때문이기도 하지만 육아에 지쳐
나갈 힘도 없었고 만약 힘이 있다고 해도 육아는
끝이 없으니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굳이 바깥으로
다 같이 외출하지는 않았다.


내가 임신을 한 것을 알게 된 날부터 출산 직전까지
남편은 내가 출산만 하면 자신은 육아휴직을
내서 아기는 자신이 잘 키울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호언장담했다.
또한 아기 키우는 게 왜 힘든지 모르겠다면서
산후 우울증이 있는 여자들은 이해가
안 간다고도 말했다.
그때까지 남편은 아기는 배고플때 밥주고
잠 올 때 재워주고 제때제때 기저귀만 갈아주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나 또한 비슷하게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면서 내심 걱정됐다.
그 걱정은 현실 그 이상이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고 또한
조리원 퇴소 다음 날 새벽에 알게 될 거 라는 건
더더욱 몰랐다.
그날 새벽에 그 순하던 우리 아기천사는
하늘로 올라갈 듯 울어쟂혔다..
조리원 간호사들이 엄청 순하다고
밥 먹고 바로 잠만 잔다던
우리 아기천사는 어디 갔는지...
아기는 1시간 혹은 2시간마다 열심히 울었다.
나는 울 때마다 젖을 먹였다.
아기는 고개를 미친 듯이 가로지면서
내 젖을 찾아서 입에 넣었다.
그리고는 땀을 뻘뻘 흘리며 온 힘을 다해서 젖을
받아먹었다.
먹이고 난 뒤 트림을 시키고 기저귀를 확인했다.
그 당시 출산한 지 1주일 반밖에 되지 않은
나였기에 허리 상태는 최악이었다.
허리를 수그리면서 아기 기저귀를 확인할 때마다
너무 고통스러웠다.
남편도 계속해서 같이 했지만
모유수유 중이었기에 아기는 거의 나와 함께했다.

제일 큰 문제는 아기 겉싸개이다.
바보같이 여름용 겉싸개 천을 사는 바람에
아기가 팔다리를 버둥거릴 때마다
서서히 풀려버렸다.
남편과 나는 조리원에서 배운 싸는 법으로
겉싸개를 쌌지만 계속해서 풀어져 버려
결국 부부싸움까지 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하니 참 바보 같았다.
그렇게 하루하루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다가
어느 날 남편이 말했다.
여자들은 어떻게 애 낳고 바로 애를 키울 수 있는
거냐면서 산후우울증 안 오는 게 더 신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절대 그럴 일이 없다고 했다.
남편이 같이 육아를 하므로 그렇단다.)

 

 

 

아기를 재우고 난 뒤 낮잠자는 남편

 


나는 남편한테 항상 감사한다.
남편은 나보다 더 아기를 잘 재운다.
심지어 젖병으로 유축수유를 먹일 때도
남편이 더 잘했다.
그리고 새벽에 내가 아기를 보다가 너무 힘들면
남편을 바로 불러서 애를 대신 봐줄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내가 아기를 볼 동안 집안일은
거의 남편이 했다.

밥, 빨래, 청소 다 남편이 했다.
남편은 자기가 주부에 적성이 맞는거 같다고 했다.
나도 그건 크게 동의한다.

나 혼자 아기를 본다고 상상은.. 하고 싶지 않다.
사실 부부가 아기를 같이 육아한다는 건
힘든 일이다.
서로의 관점도 생각도 다르며
둘 다 아기를 처음 키워보기 때문에
그 과정이 아름답지만은 않다.

 

 

 

육아스킬이 늘어나는 남편

 

 

하지만 남편의 육아휴직으로인해
아빠와 아기의 유대감 형성에 확실히 기여한건 사실이다.

우리아기는 아빠를 좋아한다.
우리 아기는 웃음이 참 많다.
특히나 아빠와 있을 때 더 잘 웃는다.
또한, 낯가림이 전혀 없다.
성인 남자인 의사 선생님을 봐도 좋다고 웃고
예방주사 맞기 직전까지 간호사분이 좋다며
까르륵 웃는 아기이다.
가끔 남편이 도둑한테 잡혀가도 좋다고
웃을까 봐 걱정이라고 할 정도 이다.



비판텐연고 아기기저귀발진

조리원에서부터 우리 아기에게 사용했던 비판텐연고, 급 만성 피부염부터
습진, 상처, 기저귀 발진에 뛰어난 효과를
보이며 스테로이드, 항생제, 방부제,
색소 및 향료가 무 첨가되어있다.
말 그대로 아기 전용 연고인 셈이다.
(참고로 문신한 분들은
그 당일날 무조건 비판텐 연고를
구매해서 바를 만큼 피부 재생력이
뛰어난 제품이다.)

내가 이연고를 알게된 계기는
산후조리원에서였다.
모유 수유실에서 간호사분이
우리 아기 엉덩이에 발진이 났다면서
확인시켜준 뒤 비판텐 연고를 발라놨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하셨다.
그때 그게 뭔가요? 를
시작해서 내 머릿속에서 조리원 퇴소 후
바로 사야 할 육아용품 1위 에로 자리 잡았다.

병원 바로 밑에 있는 약국에서 비판텐 연고를 구매했다. 당시 가격 7천 원이었다.
(2020년 1월 기준)
참고로 병원에서 처방받아도
똑같이 7천 원이라고 하셨다.

비판텐 연고는 의외로 사용할 때가 많았다. 아기뿐만 아니라 엄마인 나도
같이 사용할 일이 많았다.
원인은 바로 젖꼭지 및 유륜의 상처
이게 다 내가 잘못된 모유 수유를 하였기 때문이다.






엄마도 사용하는 비판텐 연고

모유 수유를 누워서 하면서
가끔 아기와 잠들어 버릴 때가 있었다.
그럴 때 깊게 물렸던 젖이 천천히 빠져나가
결국 아기는 내 젖꼭지 끝부분만 쪽쪽 몇십분을
빠는 상황이 되면서 자다가
일어났더니 젖꼭지가 따가웠다..
또 유축기를 사용하던 중
빠른 시간에 많이 빼려던 욕심에
유두균열이 생기면서 따가운 통증까지
동반하게 되었다.
그럴 때면 비판텐 연고를 발랐다.
다행히 스테로이드 무첨가 연고라서
연고를 젖꼭지에 바르고 나서
다음 수유 때 젖꼭지를 닦지 않고
바로 물려도 괜찮았다.





우리아기 얼굴생체기에는 비판텐연고

우리 아기가 신생아 때
겉싸개와 장갑을 이별하면서 생긴 문제는
얼굴 생채기다.
아기는 손톱이 얇기 때문에
쉽게 얼굴에 생채기가 났다.
요즘에는 얼굴의 생채기 대신
뒤통수에 생채기가 있다..
뒤통수 긁는 버릇이 생겼다.
일단 놔두기로 했다.

한번은 남편이 아기를
바보쿠시에서재우려다가
실수로 벨트에 아기 얼굴이 긁혀져서
눈에 띄게 얼굴에 생채기가 난 적이 있었다.
하필 그다음 날이 우리 아기 100일 사진 찍는
날이었다.
급한 마음에 비판텐 연고를 듬뿍 발렸었다.
사라지면 다시 발리고 사진찍기 직전까지
또 발렸었다.

하지만 상처는 난 날보다
나고 난 다음날이 더 눈에 띈다.
상처가 눈에 띄게 부어있었다.
하필 촬영 날이 오전이라서
더 눈에 띄게 부어있는 상처가 속상했다.
그리고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가서
저녁에 한 번 더 발릴려고 아기 얼굴을 자세히 보니
싹 가라앉아있었다.
물론 생체기는 여전히 있었다.

시간의 힘도 있지만,
연고에 힘도 꽤 크다는 걸 실감했다.

너무 속상했던 날





아기손톱생체기 걱정하지마세요.

보건소에서 아기 얼굴 생채기에 관하여
교육을 들었었는데
보통 아기가 자신의 손톱으로
자신의 얼굴에 생체기를 낸 경우는 100%
회복된다고 한다.
왜냐하면 아기 손톱에 있는 균과 얼굴에 있는 균은
같은 것이기 때문이라고 들었던 기억이 났다.

그래서 그런지 벨트 때문에 생긴 생채기가 더
걱정이 됐었던 것이다.
손톱 때문이 아니라 다른 물체 때문에 그런 거니..
다행히 상처는 하루하루 언제 생겼냐는 듯
사라졌다 거의 3일 만에 눈에 띄게 없어지고
5일쯤부터는 희미하게 보이지도 않았다.


결론: 비판텐연고는 아기상처, 귀저기발진에 뛰어나다.
엄마 젖꼭지 상처에 바르고 아기한테 모유수유해도 괜찮다.

 

임산부 내성발톱

나는 원래 내성 발톱이다.
임신을 하면서 급격한 몸무게 증가로
(만삭까지 총 내 몸무게는 23킬로 이상 쪘었다) 내성 발톱이 더 심해지더니
급기야 빨갛게 붓기까지 했다.
너무 아프고 걸을 때마다 말로
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특히 잘 때도 아파서 몇 번 깨기도 했다...

한번은 남편이 부은 내 발과 발가락을
보더니 내성 발톱이냐고 물었다.
나는 맞는다고 했다.
남편은 고민도 하지 않고 치료받으라고 했다.
비용은 상관없으니 더 붓기 전에
치료하는 게 좋을 거라고 했다.
내성 발톱 치료는 병원에서 하는 방법과
네일샵에서 시술하는 방법이 있다.
나는 병원에 가면 발톱을 뽑아야
된다는 후기를 보고 너무 무서워서..
후자인 네일샵을 선택했다.
(솔직히 이때까지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냥 아프지만 않게 받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전화로 집 근처 네일샵에도 전화해보고
블로그 후기로 올라온 네일샵에도 전화해 봤다.
가격은 25만 원에서~30만 원 사이였다.
엄지발가락 2개만 해서..
지금 생각해도 돈 아까운 줄 모르고
한 행동이었던 거 같다..








네일샵에서 내성발톱 시술받기

혼자 움직일 수 없는 몸이라
(거의 임신 막달이었다.
걸을 때마다 다리에 가끔 쥐가 나서
혼자서 움직이는걸 꺼렸다.)
산부인과 진료를 받는 날 남편과 함께 가려고
산부인과 근처 네일샵을 선택했다.
어쩌다 보니 첫 방문은 남편이 아닌
대학 때 친했던 언니와 함께 갔다.
내가 임신했다는 소식에 나를 보러
다른 지방에서 여기까지 왔다.
어쨌든 그날 그렇게 시술을 했다.
시술은 2시간 정도 걸렸다.
눈에 띄는 족욕기가 담긴 의자에 올라가서
발에 물을 담그고 마사지(?)를 살짝 받고
나서 시술이 시작됐다.
내 발톱은 내성 발톱치고는
아주 미미한 편이라 1회 시술이면
충분하다고 하셨다.









임산부 내성발톱은 재발한다..

하지만 그건 아니었다..
나는 임신 중이었고 살은 점점 더 찌고 있었고
다리는 미친 듯이 붓기 시작했고
발가락은 말할 것도 없었다...
결국 더 빨갛게 부어버렸고..
심지어 발톱에 낀 살은 고름까지 생겨버렸다...

네일샵에 문의를 해봤지만...
내성 발톱 현상이 다시 시작된 거라고 하신다..
또한 임신 때문에 더 심해진 거라고도 하셨다..
방법은 산후치료뿐인듯하다 ㅜㅜ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참고 나서
시술을 받을 걸 그랬다..
그 돈이면 남편 옷, 아기 옷이 몇 벌인지.. ㅠㅜ
너무 속상했다..
적어도 시술해주시는 분이 임신 중이라
안 나을 수도 있고 재발할 수도 있다고
해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물론 일하시는 분 입장에서는 말을
꺼리실 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 네일샵이 안 좋다는 건 아니다.
다른 곳도 가격이 비슷했고
서비스도 친절하게 잘 해주셨다.
시술받을 때 언니와 함께 3명이 재밌게 수다를
떨 정도로 친절하신 분이다)


미리미리 안 알아본 내 잘못이 크다.
당장 아픈 걸 피하려고 했으니.. ㅠㅠ

결국 임산부였던 난 시술 실패 후 (재발로 인한)
산후까지 기다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임신 중이었기 때문에 항생제를 먹을 수 없었다)


산후 내성 발톱 문제는 다음 2편에서~

 

100일의 기적인가
100일의 기절인가

 


본론부터 말하자면 다행스럽게도
우리 아기한테서는 100일의 기적이 찾아왔다.
100일이 지나고 딱 101일 되던 날
우리 아기는 12시간을 내리 잤다,
물론 중간에 밤 수유는 2번 정도 했다.

 

 


지금은 우리 아기가 5개월이 되어서
이앓이와 성장통으로 자기 전, 후 포함
전쟁이지만 잠시간은 여전히 길다.
밤잠으로 평균 10시간은 잔다.
그날 10시간 이하로 자면 낮잠을 더 길게 잔다.
반대로 낮잠을 조금 잔다고 밤잠은 늘어나지
않았다.

100일의 기적은 나에게 담비와도 같았다.
남편이 육아휴직을 하고 둘이서만 오롯이 아기를
키우지만 2명이 아이 하나는 너무나 벅차고
힘들었다.
처음이라서 그런 걸 수도 있고
우리가 너무 모르는 게 많아서 그런 걸 수도 있다.

내 생각에 우리 부부의 큰 문제점은
아이 키우는 게 쉬울 거라고
단단히 착각한 것이다..
아기는 젖이나 분유를 먹이고
트림시키고 졸릴 때 재우고 가끔 놀아주고
이 정도로 생각했다. 참 멍청한 생각이었다.
내가 임신할 당시 주위에서는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걱정된다고도 말했다.
고생 많이 할 거라고...
왜 그땐 그게 귀에 안 들어왔을까?
지금 생각해도 참….





엄마의 수면부족


아기 키울 때 제일 힘들었던 건
바로 수면 부족이다.
임신 기간 내내 나는 하루에 12시간 이상 잠을 잤다.
어떨 때는 15시간 이상 잠을 자기도 했다.
원래부터 잠이 많았지만
임신하면서 잠이 더 늘어났다.
아마 임신 내내 새벽에 화장실을
자주 가서 더 오래 잔 것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그렇게 임신 기간 내내 수면시간이 엄청나게
늘어나 있다가 그 반의반도
못 자게 되는 상황이 바로 육아이다.

특히 신생아 육아...
잠을 못 잔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아기를 출산하기 직전까지 몰랐다..
아기 키우는 건 잠을 못 잔다는 공식이 있다
는 것을..
엄마들은 당연히 다 알고 있겠지만
나 같은 초보 엄마들은 들어도
귀에 안 들어오고 당해봐야
현실을 직시하는 거 같다.

특히 나는 모유 수유 중이었기 때문에
아기가 깨면 반사적으로 침대에서 일어나서
아기를 안고 모유 수유를 시켰다.






수면교육해야하나요?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인터넷에서 수면 교육이라는걸 알게 됐다..

한번 시도했다가 우리 아기 잡을뻔했다..
배고파서 1시간마다 우는 아기한테는
하면 안 될 짓이었다.
아기는 거의 2시간을 내리 울었다..
2시간 동안 나는 쓰러져서 자버렸다..
남편은 다른 방에 있었고
아기가 2시간 가까이 울었고
나는 잤다고 했다..
(남편한테는 수면 교육을 한다고
해서 내가 말하기 전까지 아기를
아기침대에 놔두고 신경 쓰지 말고
하던 일을 하라고 했다..)

아기 수면 교육은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는다.
모유든 분유든 간에 아기는
3시간마다 2시간마다 혹은 1시간마다
배고파서 내리 운다.
결국 아기는 스트레스만 받게 된다.
엄마도 우는 아기를 보며 죄책감만 느끼게 된다.
적어도 아기가 밤낮을 인지하고
엄마 아빠 얼굴을 알아볼 때쯤
시도해보는 걸 추천한다.




결론: 100일의 기적은 찾아온다.
수면 교육은 비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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